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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의 하루

2023년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밭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by 모가농장 2023. 3. 20.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이번에 앞으로 10년 넘게 매년 밭을 일구지 않고 유기농 친환경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무경운 밭을 만들기 위해 무조건 부딪혀본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생각해 온 밭 정리를 시작했어요.

 

 우리 밭은 동-서 방향으로 남-북 방향보다 2배쯤 긴 밭여요. 그래서 예전부터 동-서 방향으로 두둑을 만들어 농사를 지어왔는데, 가능하면 남-북 방향이 작물에게 햇빛을 골고루 제공할 수 있다고 해서 이랑의 방향을 변경하려고 했어요. 

남-북 방향은 20미터 정도의 길이로 혼자 농사짓기에 딱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작물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추 농사를 지을 예정이기 때문에 수확에 있어 이동 거리를 최소로 만들 수 있어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어요.

 

 

 밭 만들기를 위한 기준 선을 잡았어요. 사진의 빨간 줄이 보이시나요? 이 줄의 이름을 뭔지 몰라 구하고 싶었는데 찾지를 못했었네요. 쇼핑몰에서 ‘측정줄’ 혹은 ‘먹줄’로 검색하면 구매하실 수 있답니다.

 

 밭에서 제일 반듯했으면 하는 쪽의 가장자리에 기준선을 잡았어요. 1.5미터 너비의 길을 만들어 수레나 기타 통행을 수월하게 만들었고요. 이 길에서 각 두둑으로 방제를 위한 농약줄과 관수를 위한 물 호스 등을 설치할 예정이에요. 또한, 1.5미터나 길로 만들기에 가뜩이나 작은 밭인데 아깝지 않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요. 화분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나 과수를 놓거나 아치형으로 파이프를 설치해 덩굴 식물을 기르면 좋을 것 같아요. 

 

 

 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임대 사업소에서 구굴전용 관리기를 3일간 대여했어요. 지난번 로터리 작업을 하면서 겪어보니 저 같은 초보는 넉넉히 3일(최대 대여 가능 기간)을 빌려 놓고 여유 있게 작업을 해야 하겠더라고요. 기준 선을 따라 길 옆으로 배수로를 만들었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두둑을 만들기 위한 골을 타야 하는데요. 측정줄을 미리 띄워놓고 이렇게 발로 밟으면 남는 자국을 따라 구굴기를 운행하면 반듯한 두둑의 모양이 나옵니다. 유튜브에서 보고 따라 했어요.

 

 저는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농사를 지을 무경운 밭을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레벨기를 이용해 최대한 직사각형을 만들어 밭에 영역을 표시하고 나서 각 두둑을 만들었어요.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이제 변경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최대한 정확하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측정줄은 미리 고추 말뚝을 이용해 이랑(고랑+두둑) 너비에 맞게 2쌍을 준비했고요. 골타기를 시작하는 곳과 끝나는 곳에 각각 꼽아놓고 옮겨 꼽으면서 작업하면 편해요. 역시, 관리기가 지나가는 줄도 미리 만들어 놓은 고추 말뚝에 묶은 측정줄을 옆 라인으로 이동해 가면서 사용했고요. 사진처럼 밟은 후에 다음 골타기 할 곳으로 옮겨 꼽아요.

 

 

 구굴전용 관리기는 다루기 쉽지 않았어요. 바퀴가 철로 만들어진 좁은 바퀴이기 때문에 조금만 균형이 무너져도 좌우로 넘어가려 하거든요. 특히, 밭이 경사지고 고르지 못하다면 정말 많은 힘이 들 거예요. 이렇게 경사진 한쪽으로 핸들을 돌려서 잡으면 훨씬 편해요. 이걸 몰라서 몇 번을 넘어졌는지 모르겠네요. 

 

 관리기로 구굴을 할 때는 로터리 할 때와는 다르게 많은 주의를 해야겠더라고요. 위험할 뻔한 경험을 몇 번을 했어요. 

 

제가 겪은 이거는 특별히 조심해야 하겠다는 점은

  • 절대 후진하면서 구굴작업 하지 말 것: 날이 땅에 닿을 때 관리기를 밀어내기도 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요.
  • 구굴작업을 진행할 때 클러치는 천천히 단계별로 날 돌아가는 거 확인하고 놓을 것: 일하는 중에 깜빡하고 기어를 전진/후진 헷갈린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클러치를 천천히 놓으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확인해야겠더라고요.
  • 회전이나 후진 시 날을 돌아가지 않도록 해놓고 진행할 것: 회전할 때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날의 회전을 끊은 상태에서 방향을 전환하시는 게 안전해요.

 

 그 밖에도 현장에서 일할 때는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일들이 생겨요. 꼭 안전한 장비를 착용하고 천천히 진행하셔서 다치지 않고 작업을 마무리 해야합니다.

 

 

 

 이렇게 골 타는 작업이 3일 만에 끝났네요. 측정하고 줄 띄우고 하느라 장비 대여한 기간은 3일이지만 실제 작업한 시간은 하루에 오후 3~4시간 정도였어요.

 

 

 이랑(두둑 + 고랑) 너비를 1.8m로 관행 농업에 비해 굉장히 넓게 잡기 때문에 밭이 더 아담해 보이네요. 이제 글겡이(흙을 긁어모으는 도구)로 두둑을 예쁘게 성형하고, 제초매트와 관수 시스템을 설치하는 일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조금 여유 있게 농사를 지으려고요. 일도 하루 중 오전 혹은 오후에만 하려고 합니다. 농사일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해 다른 일이나 공부를 해야 하겠더라고요. 예상과 다르게 농사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대비하고, 몇 년 후 확장을 통해 규모를 넓히려면 지금부터 준비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밭의 기준선을 그리고 측정하는 데 사용한 레벨기입니다. 처음 사용해 보아서 작업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했지만, 반듯한 밭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만족해요. 앞으로 비닐하우스나 창고를 짓고 작은 밭을 꾸밀 때 사용하려고요.

 

 본 글에 사용된 도구와 제품을 참고하시라고 링크를 제공해 드리고 싶은데요. 준비되면 수정을 통해 추가하겠습니다.

 

 오늘도 안전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모가농장 밭 만들기 글을 마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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