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복수박과 애플수박을 재배하면서 모종의 대목으로 나물박을 사용한다는 교육 영상을 접했고, 나물박을 시험 삼아 재배했었는데요. 수박과 접목은 쉬운 작업이 아니라 진행하지 못했지만 여름철 별미로 먹으려고 올해도 나물박을 파종했습니다.
다른 농사일이 바쁜 관계로 씨로 사용할 나물박에서 씨앗을 받지 못하고, 밭 한쪽에 방치해 놓았는데요. 비도 맞고 햇빛도 받으면서 나물박이 내부까지 바짝 잘 말랐습니다. 별다른 작업 없이 다음부터 이런 식으로 보관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박을 깨어보니 내부에 씨앗들이 마치 말벌집처럼 생겼네요.
한 통을 깨서 씨앗을 발랐는데, 예상보다 굉장히 많은 수의 씨앗이 나왔습니다. 밭에 10통이나 씨앗으로 쓰려고 남겨 놓았는데 한 통만 남겼어도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구매한 씨앗은 소독과 코팅을 해서인지 밝은 브라운 계통의 깨끗한 색이었는데, 자연 그대로 방치한 씨앗은 마치 살짝 프라이팬에 볶은 것처럼 진한 브라운의 커피 색상에 가깝네요.
작년엔 씨앗 발아를 위한 어떤 작업도 하지 않은 상태로 바로 상토에 파종했었는데요. 낮은 발아율과 서로 다른 발아 시기로 인해 여러 번에 걸쳐 모종을 정식해야 했었습니다. 이번엔 자닮유황으로 씨앗을 소독하고 8시간 이상 침종하여 씨앗을 불린 후에 파종했습니다. 그래도 전용 육묘 시설이 아니라 그런지 발아되어 떡잎이 나오는데 10일 넘게 걸렸네요. 비닐하우스 내부 공간이 없어 모종 트레이 한 판은 그냥 바닥에 놓았는데요. 받침대 위에 올려둔 모종판과 확실하게 차이가 있네요. 싹이 올라오지 않은 모종판은 대나무로 만들어 놓은 재배상자 안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동그란 것이 나물박입니다. 너무 크면 먹기 좋지 않기 때문에 피구공 정도 크기가 되면 나물로 만들어 먹으면 여름철 별미로 매우 좋습니다. 혹은, 채 썰어 전을 부치는데 기름에 약간 바삭하게 만들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나물박 전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게 간식으로 만들어 먹었는데요. 어른들도 매우 좋아하셔서 올해도 살짝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나물박 파종하고 새싹이 올라온 모종을 보여드렸는데요. 이제, 조금씩 날씨가 더워지고 있으니 야외 활동 시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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